·

1기 신도시 일산, 왜 몰락하고 있을까? 일산의 현실




1기 신도시 일산은 정말 몰락했을까? 1기 신도시, 현실을 들여다보다.

한때 ‘서울 대안 도시’로 불렸던 일산 신도시는 변화 중이며, 라페스타는 빈 점포가 늘고 그랜드백화점은 문을 닫았다.

90년대 신혼부부들의 꿈의 터전이었던 일산이 30년이 지난 지금, 어떤 모습으로 변했는지 솔직하게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단순히 “망했다”는 식의 자극적인 제목이 아니라, 1기 신도시가 마주한 구조적 문제를 차근차근 분석해봤다.


1기 신도시, 일산, 원마운트, 라페스타, 웨스턴돔



1. 일산이 잘나가던 시절을 기억하시나요?


1-1. 90년대 일산의 화려했던 전성기

솔직히 말하면, 90년대 중반 일산은 정말 대단한 곳이었다.
서울에서 지하철로 한 번에 갈 수 있으면서도 넓은 도로와 쾌적한 아파트 단지, 그리고 무엇보다 계획적으로 조성된 신도시다운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 시절 일산 하면 떠오르는 게 바로 그랜드백화점과 라페스타였다.
1996년 개점한 그랜드백화점은 일산의 상징적인 랜드마크였고, 한때 강남, 신촌에도 매장을 둘 정도로 승승장구했던 곳이다.

라페스타 역시 2001년 개장 당시엔 국내 최초의 스트리트형 쇼핑몰이라는 타이틀로 엄청난 주목을 받았다.
주말이면 서울에서 데이트 코스로 놀러 올 정도였으니까. 정말 1기 신도시 중에서도 성공 사례로 손꼽혔던 시절이다.

1-2. 신도시다운 품격과 여유

일산이 다른 지역과 차별화됐던 건 단순히 시설만이 아니었다.
계획도시답게 넓은 도로, 풍부한 녹지공간, 그리고 무엇보다 호수공원 같은 대형 공원이 있어서 진짜 ‘살기 좋은 도시’의 모습을 갖추고 있었다.

당시 30대 초반 신혼부부들에게 일산은 그야말로 꿈의 공간이었다.
서울 집값에 지친 젊은 세대가 대거 이주해오면서 활기찬 도시로 성장할 수 있었던 거다.
아이 키우기 좋고, 문화생활도 즐길 수 있고, 그러면서도 서울 접근성까지 괜찮으니 안 올 이유가 없었지.


2. 지금 일산 상권에 무슨 일이 일어났나?


2-1. 라페스타의 충격적인 몰락

“곳곳에 ‘임대문의’ 현수막이 붙어있다. 전체 330여 개 매장 중 13% 이상이 공실 상태다.”

“곳곳에 임대문의 현수막이 붙어있고, 매장 13% 이상이 공실이다.”

분양형 상가의 한계도 여기서 드러난다.
개별 소유주들이 각자 다른 생각을 하고 있으니 통합적인 리모델링이나 상권 활성화 방안을 추진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결국 각자도생 하다가 함께 망하는 구조가 되어버린 거지.


일산 그랜드 백화점


2-2. 그랜드백화점의 마지막 인사

2025년 2월 28일, 그랜드백화점 일산점이 29년 만에 문을 닫았다.
29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일산 주민들과 함께했던 곳인데, 결국 매출 부진으로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사실 이미 예고된 수순이었다. 2023년 매출이 전년 대비 32% 감소했다. 180억 원 정도에 그쳤다고 한다.
백화점으로서는 심각한 수준의 하락이었다.

원마운트도 마찬가지다. 한때 워터파크와 쇼핑몰을 합친 대형 복합시설로 주목받았는데, 2023년 단기 순손실이 204억 원에 달하면서 2024년 초 기업 회생 절차에 들어갔다. 1기 신도시의 핵심 상권들이 하나둘씩 무너지고 있는 상황이다.


3. 일산 쇠락의 진짜 이유는 뭘까?


3-1. 너무 많아진 경쟁 상권들

일산 상권이 망한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자기 잠식’이다.
2007년 라페스타 바로 옆에 웨스턴돔이 들어서면서 같은 생활권 내에서 상권끼리 경쟁하게 됐다. 파이는 그대로인데 나누어 먹을 곳만 늘어난 셈이지.

결정타는 2017년 고양 스타필드의 등장이었다.
더 크고, 더 새롭고, 더 다양한 시설을 갖춘 메가 쇼핑몰이 생기니까 기존 상권들은 설 자리를 잃을 수밖에 없었다.
특히 라페스타 같은 야외형 상가는 날씨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실내 쇼핑몰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3-2. 시설 노후화와 관리 부실

1기 신도시로서 일산이 가진 태생적 한계도 있다.
이미 건물들이 20~30년 정도 됐으니 시설이 노후화될 수밖에 없다. 그런데 문제는 제대로 된 관리나 업그레이드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거다.

라페스타 같은 스트리트형 쇼핑몰은 처음엔 신선했지만, 시간이 지나니까 단점이 더 부각됐다.
여름엔 덥고, 겨울엔 춥고, 비 오면 불편하고… 결국 사람들이 실내 쇼핑몰을 더 선호하게 된 거지.

더 큰 문제는 분양형 상가의 구조적 한계다.
각각 다른 소유주들이 있다보니 통합적인 리모델링이나 마케팅을 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결국 개별적으로 임시방편만 하다가 경쟁력을 완전히 잃어버린 셈이다.


일산 라페스타



4. 1기 신도시가 마주한 가장 심각한 문제: 고령화


4-1. 30년 전 신혼부부들이 지금은…

이게 정말 핵심이다.
1992년부터 입주가 시작된 일산 신도시는 2025년 기준으로 33년이 됐다.
당시 30대 초반이었던 신혼부부들이 지금은 60대가 넘는 노년층이 되었다.

고양시는 경기도 31개 시군 중 노인 인구 1위를 차지하고 있다.
65세 이상 고령 인구 비율이 2005년 5.6%에서 2025년 17.6%로 급증했다고 한다. 시민 5명 중 1명이 노인인 셈이다.

1기 신도시의 가장 큰 문제점이 여기에 있다.
비슷한 연령대가 동시에 들어와서 살았기 때문에, 지금도 동시다발적으로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거다.
자연스러운 세대 교체가 이루어지지 않는 구조인 셈이지.

4-2. 소비 주체의 변화가 가져온 충격

고령화가 상권에 미치는 영향은 생각보다 훨씬 크다.
60대가 넘으면 외식, 패션, 문화생활 등에 대한 소비가 현저히 줄어든다.
젊었을 때처럼 주말마다 쇼핑하러 나오지도 않고, 새로운 트렌드에 대한 관심도 떨어진다.

더 문제인 건 젊은 세대의 유입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지금 30대가 일산에 집을 사서 정착하기엔 집값도 만만치 않고,
굳이 일산을 선택할 이유도 예전만큼 강하지 않다. 판교, 동탄 같은 신도시들이 더 매력적으로 보이니까.

결국 1기 신도시인 일산은 고령화는 빨라지는데 젊은 세대 유입은 줄어드는 악순환에 빠진 거다.
이게 상권 쇠락의 가장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볼 수 있다.


5. 다른 1기 신도시들은 어떨까?


5-1. 분당과의 극명한 대비

같은 1기 신도시인데도 분당은 일산과는 정반대의 길을 걷고 있다.
분당은 여전히 살고 싶은 동네 상위권에 꼽히고, 상권도 활발하다. 왜 이런 차이가 날까?

가장 큰 차이는 ‘일자리’다. 분당은 판교 테크노밸리 같은 대규모 업무지구가 조성되면서 젊은 직장인들이 계속 유입되고 있다.
반면 일산은 상대적으로 일자리 창출이 부족했다. 결국 베드타운의 성격이 강해지면서 활력을 잃어간 거지.

교통 접근성도 다르다.
분당은 강남과의 접근성이 뛰어나고, 수도권 전체로 보면 중심지에 가깝다.
일산은 서울 서북쪽에 위치해서 상대적으로 접근성 면에서 불리한 면이 있다.

5-2. 1기 신도시 전체의 경고등

전문가들이 일산의 현재 모습을 1기 신도시들의 미래에 대한 경고라고 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계획도시로 조성됐다고 해서 영원히 번영을 보장받는 건 아니라는 거다.

시간이 흐르면서 시설은 노후화되고, 초기 입주민들은 고령화되고, 새로운 경쟁 상권은 계속 생겨난다.
여기에 대한 대비책이 없으면 아무리 잘 나가던 신도시라도 쇠락할 수 있다는 걸 일산이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6. 일산 재건을 위한 노력들


6-1. 고양시의 도심 정비 계획

고양시도 손을 놓고 있지는 않다.
현재 도심 정비 계획을 발표하고 재건축과 원도심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노후화된 시설을 현대적으로 바꾸고, 새로운 상업시설을 유치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는 거지.

하지만 전문가들은 단순히 건물만 새로 짓는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될 것 같지는 않다고 본다.
근본적으로 젊은 세대가 유입될 만한 동력을 만들어야 한다는 거다.

6-2. 필요한 건 하드웨어가 아니라 소프트웨어

일산이 다시 살아나려면 단순히 낡은 건물을 새로 짓는 것을 넘어서야 한다.
젊은 세대가 다시 찾고 싶어하는 도시, 일자리가 있는 도시, 문화적 활력이 넘치는 도시로 변화해야 한다.

예를 들어 스타트업 지원센터나 문화콘텐츠 기업 유치, 대학 캠퍼스 조성 같은 방식으로 젊은 인구를 끌어들일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1기 신도시의 기본 인프라는 여전히 괜찮으니까, 콘텐츠를 어떻게 채우느냐가 관건이다.


일산 메가시티 재건축 예상 조감도



7. 1기 신도시에서 배우는 교훈


7-1. 도시도 생명체다

일산의 사례가 우리에게 주는 가장 중요한 교훈은 도시도 생명체라는 점이다.
태어나고, 성장하고, 성숙하고, 쇠락할 수 있다는 거지. 아무리 계획적으로 잘 만들어진 도시라도 지속적인 관리와 발전 노력이 없으면 활력을 잃을 수 있다.

특히 1기 신도시처럼 비슷한 연령대가 동시에 입주한 도시들은 고령화 문제를 피할 수 없다.
이에 대한 대비책을 미리 세워두지 않으면 일산과 같은 상황을 피하기 어렵다.

7-2. 지속가능한 도시 발전의 필요성

결국 중요한 건 지속가능한 도시 발전 전략이다.
단순히 아파트만 많이 짓는다고, 쇼핑몰만 크게 만든다고 되는 게 아니라는 거다.
다양한 연령대가 어우러져 살 수 있고, 일자리도 있고, 문화적 활력도 넘치는 도시를 만들어야 한다.

1기 신도시들이 30년을 맞이하는 지금, 일산의 경험을 바탕으로 더 나은 도시 발전 모델을 고민해볼 때가 아닐까 싶다.


8. 일산의 미래, 그리고 우리가 배워야 할 것


8-1. 포기하기엔 아직 이르다

일산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완전히 포기할 단계는 아니라고 본다.
여전히 서울 접근성은 좋고, 기본 인프라도 갖춰져 있고, 호수공원 같은 좋은 자연환경도 있다.

문제는 이런 장점들을 어떻게 새롭게 포장하고 활용할 것인가다.
MZ세대가 매력을 느낄 수 있는 도시로 변신할 수 있다면, 일산도 다시 한 번 도약할 기회가 있을 거다.

8-2. 1기 신도시 전체가 함께 고민해야 할 문제

일산의 문제는 단순히 일산만의 문제가 아니다.
분당, 평촌, 산본 등 다른 1기 신도시들도 언젠가는 비슷한 문제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
지금부터 미리 대비책을 세워둬야 한다는 거다.

결국 답은 ‘다양성’과 ‘지속가능성’에 있지 않을까?
다양한 세대가 어우러져 살 수 있는 도시, 시대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도시를 만드는 것 말이다.
일산의 경험이 다른 신도시들에게 소중한 교훈이 되길 바란다.



💖 당신의 좋아요 한 번의 클릭이 큰 힘이 됩니다.

✨ 오늘도 행복한 하루 되세요~ ✨

J의 [다른 글 보기] 👇

스레드 친구해요 🤝

[스레드 팔로우] 👍❤️

Similar Posts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